구피스탠스의 시작
처음 서핑을 하고 서울로 돌아가던 길이었어요.
두려웠고, 설렜고, 무언가 새로 시작되는 것 같았어요. 도시에서 쌓인 것들이 바다에 풀려 나가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벌써 다시 오고 싶었어요.
그 뒤로 주말마다 양양을 오가던 주말 서퍼는 결국 바다 옆에 자리를 잡았어요. 캐나다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온 사람이 그 옆에 섰고요. 2026년 봄부터 가게를 직접 고치고 칠해서, 6월에 남애3리 바다 앞에 작은 카페를 열었어요.
여기 들렀다 돌아가는 분들이, 처음 서핑하고 돌아가던 길의 마음을 갖고 가셨으면 해요.

가게를 만든 시간
원래 서핑 슈트를 팔던 가게 자리였어요. 2026년 봄부터 여름이 오기 전까지, 가게를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었어요. 벽 미장, 전기 공사, 바닥 아래 배관, 카운터까지요.






가게 앞 둥근 간판도 둘이 직접 그렸어요. 원래 있던 간판 위에, 공사하고 남은 재료로요. 뭉개 그림은 사장이, 영어 글씨는 그녀가 썼어요.






구피스탠스라는 이름
서핑에서는 보드 위에 설 때 어느 발을 앞에 두느냐로 자세를 나눠요. 많은 서퍼가 왼발을 앞에 두는 '레귤러'로 타고, 오른발을 앞에 두는 자세가 '구피'예요. 사장은 구피로 타요.
구피는 틀린 자세가 아니에요. 그냥 다른 자세예요. 자기 몸에 맞는 발을 앞에 두어야 파도를 탈 수 있어요.
남들과 다른 발로 서도 괜찮아요. 나에게 맞는 자세를 찾으면 돼요.
그래서 구피스탠스는 처음 바다에 서는 사람, 잠시 길을 잃은 사람을 응원해요. 사장도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가게 강아지, 뭉개


로고 속 강아지는 해변을 떠돌다 가족이 된 뭉개예요. 갈 곳 없던 강아지가 바다 옆에서 자기 자리를 찾았다는 것, 그것도 구피스탠스의 이야기예요. 그래서 구피스탠스는 강아지와 함께 오셔도 돼요.
또 다른 파도
쓴맛밖에 모르던 사람이 어떻게 남애3리 바다 앞에서 커피를 볶고 내리게 됐는지, 블로그에 네 번에 걸쳐 쓰고 있어요. 서핑처럼, 커피도 결국 또 다른 파도였어요.
"The sea is His, for He made it."
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 시편 95:5
